반리만자로의 고양이

 반월의 바람은

오늘 따라 유난히도 춥다.
4월이라지만,
겨울의 끝자락이 남은 듯
옆 야산을 스미는 바람결.

창밖을 보니
작은 고양이 하나,
청춘의 그림자 같은 발걸음으로
어슬렁, 어슬렁—
먹이를 찾는다.

배고픔보다 호기심이 앞서는 눈빛.
그 눈엔 세상이 다 새로울까,
아니면
세상이 너무 낯설어 무서울까.

나는 따뜻한 커피 한 모금,
그 아이는 차가운 흙냄새 한 숨.
창틀 너머, 우리는 닮았다.
각자의 자리에서, 각자의 방식으로
하루를 견디고 있는 중.

바람은 오늘도 그 아이를 흔들고
나는 창가에서
그 흔들림을 지켜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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